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공직자들의 자녀가 선관위 채용 면접을 볼 때 대다수 면접관들은 지원자 아버지와 같은 근무지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아빠 동료’들은 대부분 이들에게 최고점을 줬다. 국민의힘이 선관위 김세환 전 사무총장, 제주선관위 신우용 상임위원,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A씨의 자녀들이 선관위 경력직으로 채용될 때 배석한 면접관 7명을 분석한 결과다.
김 전 사무총장 아들은 인천 강화군청에서 일하다 2020년 1월 선관위 8급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당시 3명의 면접관 전원(全員)은 김 전 사무총장과 인천선관위에서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였다. 면접관들은 5개의 평가 항목 대부분에서 최고점인 ‘상’을 김 전 사무총장 아들에게 몰아줬다.
제주선관위 신 상임위원 아들은 2021년 12월 선관위 8급으로 채용됐는데, 면접관 2명이 ‘아빠 동료’였다. 같은 해 9월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A씨의 딸이 선관위 8급 경력직으로 채용될 때도 면접관 두 명이 지원자 아빠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다. 이 면접관들은 해당 지원자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면접관들 대다수가 이런 식으로 구성된 것은 자녀를 합격시키기 위해 선관위 공직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여당 관계자는 “면접관 구성에 손을 댔다면 범죄행위이고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역시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중앙선관위 박찬진 사무총장·송봉섭 사무차장에 대해 선관위는 내달 1일 면직안(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5급 이상 간부 전원을 대상으로 한 자녀 채용 의혹 내부 조사가 이뤄지는 도중에 선관위가 조직의 1·2인자에게 ‘징계 없는 퇴로’를 열어준 셈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비위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면 의원면직을 할 수 없지만, 선관위는 예외적용을 받는다. 코인 투기 의혹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탈당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경우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