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김남국, 개딸들에 “이겨내겠습니다” - 거액의 가상 자산 보유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30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지역사무소에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탈당한 직후 15일 ‘김어준 유튜브’에 나온 뒤 15일째 국회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뉴스1

“청년들 월평균 임금이 세전 252만원인데 결혼 비용 평균 5073만원은 상당히 부담이 돼요. 긴급 결혼 자금 대출이 필요합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국민의힘 청년 공개 정책 오디션 ‘청년 ON다’ 본선에 참가한 23세 윤나희씨가 5분 정책 제언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참가자들은 2004년생 대학 신입생, 신혼부부, 청년 시의원, 시각장애인 등 다양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떠나간 ‘청년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여당은 ‘이준석 사태’ 등으로 떠났던 청년층이 ‘김남국 사태’로 다시 돌아오는 계기를 만들려 하고 있고, 야당은 김남국 후폭풍 최소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29세 중 무당층이라 답한 비율은 46%, 30대는 39%로 전체 평균(29%)보다 10%p 이상 높았다. 특히 18~29세의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25%로 똑같았다. 20대는 아직 어느 정당에도 마음을 열고 있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청년 오디션을 통해 당 정책위 부의장 1명과 정책조정위 청년부위원장 6명을 뽑았다. 187명이 지원했고, 1차 심사를 통과한 25명이 이날 본선에 참가했다. 이날 본선에서 이들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화면에 띄운 뒤 다양한 몸짓을 섞어가며 5분씩 발표했다.

부산에서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25세라고 소개한 천상진씨는 “초고령사회로 인해 고령 운전자 사고도 늘고 있다”며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고령 운전자 번호판을 따로 만들어 달게 하고, 번호판을 부착하면 5년간 1년에 한 번씩 무상 차량 점검을 해주자”고 제안했다. 26세 이윤규씨는 “기차와 고속·시외버스도 대중교통 환승 할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 군 장병 AI 치과 치료 도입, 사고가 잦은 등·하교 시간 외 어린이 보호 구역 제한 속도는 시속 50㎞로 상향, 폐교를 활용한 치매 예방 센터 설립 등 다양한 정책 제언이 나왔다. 오후엔 5명이 팀이 돼 ‘음주운전 차량 빨간 번호판 부착’ ‘가상자산 금융재산 인정’ ‘육아·간병 외국인 돌봄 허용’ ‘학교 폭력 기록 취업 연계’ ‘은행 및 관공서 점심 때 휴무’ 중 하나의 주제를 선택·발표하는 팀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후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국가 동행 울타리’ 정책을 발표한 이효주(26)씨를 정책위 청년부의장으로, 김규섭·박상현·윤나희·이광희·이윤규·정재훈씨 등 6명을 정책조정위 청년부위원장으로 뽑았다. 경북대생인 정재훈(21)씨가 가장 어렸고, 가장 나이가 많은 박상현 군포시의원은 29세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1000원 아침밥’ ‘예비군 수당 인상’ 등 청년 공략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오디션에서 “민심이 천심인데 천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청심(청년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남국발(發) 청년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부터 청년 대변인(18~45세) 선발 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1~2차 심사를 거쳐 3차 유튜브 생중계 토론을 한 뒤 선발된 이들 중 1등은 당 대변인, 2등은 상근 부대변인이 되는 조건이다. 그러나 애초 모집 기간이었던 10~17일에 지원자가 적자 다음 달 1일까지 추가 모집에 나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흥행’을 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과거 민주당은 청년 정치인 선발 이벤트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 청년 비례대표 경선엔 389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이를 통해 김광진·장하나 의원이 국회에 입성했다. 2019년엔 공개 오디션으로 청년 부대변인 4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당시 선발된 이 중 한 명이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2030세대 중도층 중 상당수가 친야 성향의 중도층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새로 뽑힌 청년 대변인 등이 TV토론이나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 바람 몰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