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시한은 내년 총선 3개월 전인 1월까지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서울 노원에 출마할 계획인 이 전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들이 ‘장난’을 쳐서 자신에게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무소속 출마 의사도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노원이 내 고향인 건 다 알려져 있어 출마하면 노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준비도 하고 있다”며 “노원으로 출마하는 게 기본 계획이고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제는 윤핵관이 공천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등 장난치려 하면”이라고 무소속 출마의 단서를 달았다. ‘당원권 정지 징계가 공천 직전에 끝나기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그것과는 관계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징계 받고도 대선후보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것보다 정치적으로 장난칠 가능성 있다. 그것에 휘둘릴 생각도 없다”며 “예전 유승민 의원이 그랬듯 막판에 가서 끌려 다니고 망신 주기 당했던 것과 다르게 난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유 전 의원이 ‘배신의 정치’ 논란으로 친박 세력들에게 끝내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공천 이런 것뿐 아니라 오늘부터 선거 날까지 모든 행보에서 능동적으로. 판단할 타이밍에선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그 능동적 대처에 무소속 출마도 포함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모든 것을 포함해서 능동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이른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용산·여의도·목동 등을 제외하고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를 영남 위주의 ‘보신주의’로 분석했다.
서울 서남권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동북권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 국민의힘을 대표할 ‘핵심 정치인’이 거의 없어 선거에서 늘 불리한 지대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국민의힘 유력 주자로 노원 공천을 받아 출마, 수도권 선거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예전에 박근혜 정부 말기에 20대 총선 때 보면 다 져도 좋으니까 유승민을 죽여라 뭐 이런 것 했잖으냐”며 “지금 윤핵관 정신 상태를 보면 미시적인 관점에서 자기 분풀이 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이분들이 전부 다 영남이나 강원 선거만 치러오신 분들이 서울 지역에서 이기기 위해서 뭐가 필요한지 알겠느냐”고 했다. ‘영남이나 강원 선거만 치러오신 분’들은 이른바 ‘윤핵관’으로 거명되는 여권 유력 인사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