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임명 9시간 만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직에서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7일 천안함 사건에 대해 “원인불명 사건”이라며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면 천안함 사건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미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설에 대해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미 CIA 수장을 만난 뒤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제기한 음모론을 해명하면서 또 다른 음모론을 꺼내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천안함 자폭 주장에 대해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원인불명 사건이라는 것이 제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막말 논란이 불거져 사퇴한 지 이틀 만에 천안함 사건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논란이 됐던 이 이사장의 발언은 그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하여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빈 한국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올린 것이다. 당시 중국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언급하며 천안함 조작설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자폭이라고 적은 것은 전문가가 아닌 기업인 출신인 제가 순간적인 과잉표현한 것임을 인정한다”면서도 “수정하자면 ‘원인불명인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폭침으로 단정한 미패권’이라고 적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천안함 자폭’ 글을 쓴 배경에 대해 “미중 간의 대화와 타협 분위기가 형성되자, 매파와 네오콘이 이를 저지시키고자 마침 미국 상공에 날아든 중국의 비행기구를 스파이 행위로 단정하고 최정예 전투기를 투입해 개당 수십 만 달러라는 미사일로 타격 추락시키면서 미국의 국내 여론을 다시 반중으로 몰아간 성격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마치 천안함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으로 단정함으로서 5·24조치가 단행되면서 개성공단이 결국 폐쇄되고 남북관계가 회복이 불가한 지경에 이른 것과 유사점을 지니고 있음을 환기시키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 보수 세력이 북풍 몰이를 위해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단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이사장은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면 천안함 사건이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굽히지 않았다. 이 이사장은 “진원지로 의심을 받았던 우한 연구소는 세계보건기구에 조사를 한 후 가능성이 매우매우 낮은 것(extremely unlikely)으로 발표했다”며 “세계 곳곳에서 우한사태 이전에 유사바이러스 현상이 선행되고 있었음이 감지된다”고 했다. 이어 “우한사태 몇달 전부터 이에 주목한 대만의 감염전문가가 이런 현상을 몇가지 종류로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이들의 진원방향이 미국을 가르키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며 “저는 이런 사실을 국내에 알린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우한 사태 한참 전인 여름 시기에 미국 메이랜드 주에 소재한 세계최대의 미군생화학연구소인 디트리히 기지가 몇개월간 폐쇄조치된 사건이 있었다”며 “중국 당국은 우한연구소에서 실시하는 동일 수준의 추가 조사에 응하라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끝내 이를 거부한 바 있다”고 했다.
미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설을 주장한 데 대해선 “(2019년) 윤석열 씨가 검찰총장 취임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인 지나 해스펠이 극비리에 방한해 윤 총장을 면담했다”며 “이후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미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청 사례는 미 패권이 한국 정치의 배후에 깊숙이 개입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선 당시 항간에는 서울에만 1000명 단위의 미국 휴민트(인적 첩보)가 활동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