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먹는 현근택 - 현근택(왼쪽에서 둘째)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9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역 앞에 설치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 부스에서 지지자들과 수박을 나눠 먹고 있다. /현근택 페이스북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앞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을 위한 부스 2곳이 나란히 설치됐다. 한 곳은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다른 한 곳은 민주연구원 부원장인 현근택 변호사가 운영하는 부스다. 이낙연계 윤 의원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현 변호사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잼잼자원봉사단’ 등과 함께 윤 의원 바로 옆에서 서명운동을 벌인 것이다. 이들은 자기들 부스에 와서 서명한 주민들에게 수박을 건네기도 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뜻하는 은어다. 현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수박 먹는 사진을 올리자, 개딸들은 “수박을 잘근잘근 씹어 먹는 것만 봐도 속이 시원해진다” “수박씨를 말려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친명계 인사들의 비명계 의원 지역구 접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은 지난 5일 “민주당에 치명적인 반개혁 세력인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 수박 자체를 깨뜨려 버리겠다”며 전해철 의원 지역구(경기 안산상록갑) 출마 선언을 했다. 친명계인 자신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드는 비명계인 전 의원을 ‘응징’하고자 지역구를 옮기겠다는 것이다. 개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수박 본진 전해철 털러 간다’ ‘양문석, 안산 상록갑 해처리(전해철) 격파 임무’ 등이 적힌 홍보물을 올리고 있다.

친명을 내세워 이원욱 의원 지역구에 출마한 진석범씨도 개딸의 지원을 받고 있다. 개딸들은 스스로 이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 동탄 지역 당원을 모집하고, 인터넷에 “썩은 수박 쓰레기 이원욱을 청소한다. 대항마 진석범 파이팅하세요” 같은 문구를 홍보하고 있다. 나꼼수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는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층이 ‘수박’으로 지목한 이소영 의원을 겨냥해 “김앤장 변호사로서 과거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이소영한테 의왕 과천을 맡길 수 없다는 분들, 동네 누나 같은 이은영 소장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 측근인 강위원 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도 비명계 송갑석 의원 지역구(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낙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경기 광명을)에서 활동 중인 양이원영 의원은 이번달에 처럼회 소속 최강욱 의원과 김용민 의원을 지역에 초청해 당원 대상 특강을 할 계획이다. 개딸 지지를 받는 의원들을 내세워 당원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