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대가 조 전 장관의 교수직 파면을 결정했지만,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론 조 전 장관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다 조 전 장관의 최측근들도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조국 복권 운동’ 전면에 나서면서 이른바 ‘조국 편대’까지 형성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조국의 강을 건너기는커녕, 결국 강경파에 휘둘려 ‘조국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 전 장관 출마 이야기와 함께 조 전 장관 측근들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했던 황현선·윤재관·박성오 전 선임행정관으로, 당내에서 ‘조국 패밀리 3인방’으로 통한다. 조 전 장관의 보좌관을 했던 황현선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성주 의원 지역구(전북 전주병), 윤재관 정책위 부의장은 이소영 의원 지역구(경기 의왕과천), 박성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기획위원장은 전혜숙 의원 지역구(서울 광진갑) 등 주로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이들 모두 조 전 장관 복권을 주장하거나 ‘조국 마케팅’에 나섰다. 황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조 전 장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남에 동행한 뒤, SNS에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조국_출마’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조 전 장관의 교수직 파면이 결정되자 페이스북에 “조국 수석의 정치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정치적 복권을 막으려는 ‘정치적 징계’”라며 “윤석열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조국의 정치적 복권임이 확인됐다”고 했다. 지난 4월엔 조 전 장관을 전주에 초청해 북콘서트를 열었고, 조민씨를 전주로 불러 함께 전주 나들이 영상을 찍는 등 ‘조국 가족’ 공개 활동을 지원했다. 윤 부의장과 박 위원장은 지난 4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란히 출연했는데, 조 전 장관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조국 마케팅 아니냐”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다 공천 당내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친조국, 반조국으로 갈리면서 새로운 ‘조국 계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선 주로 처럼회 등 강경파 의원들이 조 전 장관을 옹호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표창장 하나로 멸문지화를 당한 조국 교수의 가족,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라고 했고, 박성준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적당한 인물이라면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한 친명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킨다는 측면에서 꼭 조 전 장관 출마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후보 기간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조국 사태’에 대해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문제”라며 여러 차례 사과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과 같이 강성 지지층의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조 전 장관 옹호 발언은 여기저기서 계속 나왔다.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은 15일 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이 지혜로운 분이기 때문에 민주당 총선 승리라든지 그런 면에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