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이 19일 탈당을 선언하고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공천 헌금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오던 황보 의원은 최근 동거남의 의원실 보좌진 및 관용차의 사적 이용 의혹 등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지며 당 안팎에서 탈당 압박을 받아왔다.

황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황보 의원은 “무엇보다 못난 부모의 일로 상처 입은 제 두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며 “말 못 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 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황보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후보자들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고, 동거남인 부동산 업자 A씨로부터 신용카드와 아파트 등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작년 초 고발돼 최근까지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여기에 동거남 A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의원실 보좌진과 관용차, 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검토해 온 A씨가 여권 실세로 꼽히는 B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자주 어울렸다는 정황도 나왔다.

황보 의원의 각종 비위 자료는 경찰 수사 이전인 2년 전 이미 황보 의원 전 남편에 의해 국민의힘에 제보됐지만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말이 자진 탈당이지 논란이 지도부로 번지니 꼬리를 잘라내려는 꼼수”라며 “(A씨가) 의원들을 접대했다는 정황이 보도됐다. 이번 사안을 황보승희 의원 한 사람 잘라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면 의혹이 사실임을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