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을 시도한 뒤 거부당하자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1일 “(검찰과) 제대로 좀 싸워 달라”며 “민주당이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출범한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첫 의제로 자신과 연관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하자, 피의자인 송 전 대표가 민주당에 대(對)검찰 투쟁을 주문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또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선 “검사와 맞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자는 사람은 투항주의자”라며 “야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 검사들, 특수부 검사들, 사건을 조작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변호사로부터 룸살롱의 향응 접대를 받고 이런 검사들이 버젓이 검사 생활을 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몇 사람을 반드시 이번 기회에 탄핵 소추를 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에게) 과반수 의석을 달라고 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이 증거 조작을 하는 중이라 자신을 부르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송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 말마따나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데 왜 못 부르고 있냐”며 “증거가 차고 넘치지 않으니 증거를 조작하느라고 시간이 필요하니까 지금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與 "불체포 특권 포기합니다" - 김기현(앞줄 왼쪽에서 둘째)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덕훈 기자

지난 19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에 대해서는 “불체포 특권이없으면 입법부가 어떻게 검찰 독재 정권과 싸울 수가 있겠느냐”며 “입법부의 견제 역할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당내에선 혁신위의 돈 봉투 의혹 조사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돈 봉투가 문제이긴 하지만, 당 위기의 핵심은 아니란 것이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혁신을 하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친명계의 한 의원은 “돈 봉투 등 당의 기득권 문화를 혁파하자는 것인데 이걸 왜 반대하느냐”며 “(비명계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