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조선일보 DB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3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쿠데타를 통해 검찰 개혁을 반대, 조국 수사를 하며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법무장관 수사를 한 것이 검찰 개혁을 거부하기 위한 쿠데타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윤 총장 징계를 추진하며 이른바 ‘추·윤 갈등’ 중심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내게 물러나라고 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그렇다면 문 전 대통령은 쿠데타 조력자라는 뜻이냐. 민주당이 앞뒤 안 가리고 현 정부 비판하다 자중지란만 벌어진 셈”이라는 말이 나왔다.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을 임명하자 이분(윤 대통령)이 반발을 하면서 인사청문회도 하기 전에 수사에 들어갔다”며 “검찰 개혁을 거부하기 위한 일종의 쿠데타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쿠데타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비유적인 표현”이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받고 누릴 것 다 누리고 검찰 개혁을 한다니까 그것을 때려잡는다고 수사하고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하며 ‘추·윤 갈등’ 중심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전날 ‘오마이TV’ 유튜브에 출연해 자신이 법무장관직에서 사퇴한 이유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물러나 달라고 제게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월 자신이 돌연 사퇴를 선언한 것은 자의(自意)가 아닌 문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노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물러나 달라는 대통령 이야기를 들었다”며 “중간에 농간인이 있다고 생각해 직접 대통령님께 ‘저를 유임시켜야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결론은 똑같았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면담 상황을 전하며 “당에서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니 검찰 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 사퇴를) 요구한다는 얘길 들었다”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했다. 실제 작년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추 전 장관은 ‘추·윤 갈등’ 국면 때 당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검찰 개혁을 좌초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며 이 전 대표를 공격했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을 변호했던 정철승 변호사도 30일 페이스북에 추 전 장관이 장관직 사임 이유를 설명하며 “문재인은 기회주의자예요”라고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역시 문재인이 그럴 줄 알았다” “이재명과 추미애는 당원이 지켜드려야 한다”는 글을 쏟아냈다. 일부는 추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추 전 장관과 윤영찬 의원의 발언에 대해 본지에 “추 전 장관 말대로라면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윤석열 총장을 진압하려던 추 전 장관을 해임한 것인데, 문 전 대통령도 쿠데타 조력인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냐”고 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또 “윤 의원이 (쿠데타) 발언에 책임을 지도록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 등 모든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쿠데타 발언’에 대해 “주권을 가진 국민 선택을 아주 폄훼한 악의적인 말”이라고 했고,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쿠데타 발언은 대선 불복 선언이자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