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여부를 검토한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향해 “이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IAEA의 권위도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IAEA는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다” “IAEA는 자신들의 중립성부터 증명하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에서 “IAEA는 핵무기 사용을 막고 핵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기관으로, 이런 문제(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며 “그런데 마땅한 기구가 없다 보니 일본이 용역 계약을 발주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 보니 국제기구를 또다시 만드는 게 필요한 지점”이라며 “핵발전 부분을 일괄해서 통제할 수 있는, 그리고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이 세상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야당을 만나서 솔직한 대답을 하기보다는 보고서의 내용, 그리고 그간 말했던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다시피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정 의원 측은 “새로운 국제기구가 아니라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며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도 ‘보건, 환경, 인권 관련 여러 국제기구와 함께 새로운 거버넌스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9일 KBS 1TV에 출연해 “IAEA는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다”라며 “IAEA는 원전 국가들이 분담금을 내서 운영하는 기구이며, 국가기록원을 통해서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IAEA는 원자력을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고 평화적인 목적의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1957년 7월 29일 설립된 국제연합 산하 독립 기구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IAEA는 1953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제안으로 구성된 유엔 산하 기구”(정청래 최고위원)라고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양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IAEA는 가입국의 분담금을 통해 운영되고 자체의 헌장과 이사회를 갖는 자치 기구이며 유엔의 관계 기관”이라며 “이런 것에 신경 쓸 시간에 IAEA의 깡통 보고서 검증에 공들이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10일 “그로시 사무총장과 IAEA는 자신들의 중립성부터 증명하라”며 “IAEA는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분담금과 기여금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일본으로 건너가 총리 관저 앞과 의원회관 앞에서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후쿠시마를 잊지 않는다’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