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는 방안을 포함해 ‘관대한 실업급여’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형식적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특별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실업급여 제도개선을 위한 민당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공청회 직후 브리핑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적게 받는 기형적 현행 실업급여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원칙에 뜻을 같이 했다”며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 보너스라는 뜻으로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현재 실업급여는 평균 임금의 60%를 주는 것이 원칙인데 이 금액이 최저임금보다 낮으면 최저임금의 80%(작년 184만8000원)를 실업급여로 지급한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높이고, 실업급여 보장성을 강화하면 ‘일하느니 실업급여를 받겠다’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정부에 따르면 5년간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2018년 8만2000명에서 지난해 10만2000명으로 늘었다. 또 작년 실업급여를 받은 163만명 가운데 28%인 45만여 명은 실업급여가 세후 월급보다 많은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위원장도 “항간에선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느냐는 비판도 보았다”며 “불공정한 실업급여 제도가 고용보험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했다.
실업급여 재원은 근로자와 고용주가 낸 고용보험료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보험료율을 근로자 월급의 1.3%(근로자·사용자가 0.65%씩 부담)에서 1.8%로 인상했다. 이 때문에 근로자·사용자는 5조원 이상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했다. 그럼에도 문 정부 첫해 10조원 이상 쌓여있었던 고용보험 적립금은 5년만에 고갈됐다.
당정은 현재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높고,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와 달리 일부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타려 퇴사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이 논의된다. 여당에서는 홍석준 의원 대표 발의로 실업급여 하한액 규정을 폐지하되, 취업 취약 계층에 대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끝나도 최대 60일까지 추가로 주는 ‘개입 연장 급여’ 지급액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