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3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쾌한 결별’ 분당론(分黨論)이 공개 거론되는 데 대해 “민주당이 분당하면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참패한다”며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전날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분당을 공개 언급해 이재명 지도부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은 사안을 거론하며 “유쾌한 결별이 현실화하면 우리 당에겐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유쾌한 결별’은 일종의 민주당의 확장형 분당”이라며 “민주당이 지금 소위 ‘개딸’ ‘수박’ 논쟁을 하는데, 개딸은 강성 좌파고 수박은 중도층”이라고 했다. 이어 “ 만약 개딸 좌파 정당과 수박 중도 정당이 우호적으로 결별을 한다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40%의 공간을 수박 중도 정당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40%가량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 분당에 대해 “우리 당 입장에서는 오른쪽 끝에서 딱 고립되는 시나리오고 총선에서 참패하는 시나리오”라며 “우리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자기끼리 싸운다, 자기들끼리 싸운다라고 속으로 좋아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좋아할 일이 아니고 우리 당한테는 가장 위협적인 그런 시나리오”라고 했다.
실제 이상민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 ‘유쾌한 분당론’에 대해 “‘분열은 나쁜 것이고 통합은 선’이라는 고정된 프레임은 극복해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 정치적 서비스의 품질 경쟁을 해서 1, 2당이 되면 되지 않겠나? 국민의힘이 3당이 되게 하고”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런 점을 지적하며 “이런 ‘유쾌한 결별’ 이게 현실화 될 가능성에 대해서 무시하면 안 되고 여기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를 해야 된다”며 “지금 우리 당은 중원 확장형 정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우파 기지 사수형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2016년 총선 결과를 보면 이상민·하태경 의원이 언급한 상황과 유사하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4년차에 치러진 당시 총선에선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측되던 상황이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170~180석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반면 선거 직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쪼개진 야권(野圈)은 참패를 예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총선 결과는 민주당이 123석으로 1당이 됐고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어 3당이 됐다.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은 1당 자리까지 내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른바 ‘강성 우파’에 대한 원초적 거부감이 강한 수도권 유권자를 이끌 만한 매력이나 경쟁력은 야권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