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국립아동병원을 찾아 어린이들이 쓴 편지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러시아에 대한 전쟁 선포나 다름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방문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에선 “6·25 전쟁 때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 “사드 배치 때는 중국 눈치 보더니, 이젠 윤 대통령 비난에 눈이 멀어 침략국 러시아 편을 드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윤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은) 전쟁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했다.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이기도 한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전쟁터를 방문해 러시아 적대국을 자처하고 있다”며 “외교와 안보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윤 대통령의 무분별한 행보가 한반도에 전쟁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고 했다.

4선의 김태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끌고 오는 위험천만한 짓”이라며 “휴전국인 대한민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선포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북핵 억제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은 그만한 사리 분별력도 없느냐”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 의원들은 집중 호우로 피해가 발생하는데 윤 대통령이 순방 기간을 연장해 우크라이나에 간 것도 문제 삼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5월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국에 홍수 피해가 심각하자 조기 귀국하여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며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대통령이 귀국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4선의 홍영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쟁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끌고 들어가는 것보단 국내 호우 피해자 옆에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과연 윤 대통령에게 국민은 무엇이냐”고 했다. 김태년 의원도 “국민의 곁을 지켜야 할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며 “국가 재난 상황이다. 당장 귀국해도 모자랄 판에 우크라이나에서 화상 지시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병주 의원도 “더 이상 우리 국민과 동북아 평화를 위험으로 내몰지 마시고 당장 귀국해 물난리로 고통당하고 있는 국민들을 살피라”고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비판에 국민의힘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도, 중국 눈치를 보며 사드 배치에 부정적이던 민주당 DNA가 또다시 발현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눈에는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침략국 러시아,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했다.

집중 호우에도 순방 일정을 연장했다는 지적에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도, 다시 폴란드로 돌아오는 열차에서도 윤 대통령이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