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건에 빗대어 표현했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참사를 정쟁에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곧 중러 합동 군사훈련을 동해 상에서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총구가 태평양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서 그 총구가 우리나라를 향하지 말라는 법이 없게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충북 청주 오송의 궁평2지하차도에선 17일 오전 10시 현재 1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침수 차량은 16대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수색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상희 의원은 “많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논밭이 물에 잠기는 상황에 느닷없이 우크라이나에 갔다니 이럴 수가 있는가”라며 “‘생즉사 사즉생의 자세로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겠다’고 하는 기자회견을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것을 보면서 정말 이게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방문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밑작업으로 보인다는 물음에 “개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 재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또 이미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한 만큼, 이 정도로도 전쟁이 끝난 뒤 재건 사업에 나설 여건은 된다. (윤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재난상황에 보이지 않던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