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함대가 동해 중부 해역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위해 각각 기지에서 출발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중·러의 이번 합동 훈련 ‘북부연합-2023′은 한국과 미국이 서울에서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시작한 것과 맞물려 실시됐다. 여기에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이 지난 11~12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결속을 다진 데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합동 훈련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주둔 기지에서 출발했다고 18일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합동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기지를 떠났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합동 훈련에 6800t급 대잠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와 아드미랄 판텔레예프 2척과 초계함 그레먀쉬 등을 파견한다. 태평양함대 소속 장성인 발레리 카자코프 해군 소장이 함정을 지휘한다.
중국 매체도 지난 15일 유도 미사일 구축함 치치하얼과 구이양, 유도 미사일 소형 구축함 자오좡과 리자오, 헬기 4대를 실은 종합 보급함 타이후 등으로 구성된 중국 함대가 합동 훈련 참가를 위해 칭다오의 해군 기지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 목적이 “전략적 해상 통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례 전략 훈련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러의 합동 훈련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집단 안보 체계 확립 결의’가 나온 직후 발표됐다. 사실상 반(反)나토 훈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이 전보다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변국도 긴장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지난 17일 오전 1시쯤 대마도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며 대한해협을 통과했고,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 함정과 초계기가 경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본 해상자위대 수장인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군사력 과시와 일본에 대한 시위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훈련에 아직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