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가상자산 투자 내역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코인을 사는데 총 2억 6000만원을 썼고, 1억원 넘는 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상속받으면서 내야 했던 상속세 때문에 코인 투자에 나섰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 “가상 자산 투자는 2021년 3월에 시작했다”며 “투자 동기는 2019년 선친의 동교동 자택을 상속 받으며 발생한 약 17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충당”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동교동 자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현장이자 저희 가문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며 “당시 제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상속세는 고스란히 저 혼자만의 부담이었다”고 했다. 그는 “보유한 현금으로는 도저히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는 2021년 3월부터 가상자산이 폭락한 5월까지 두 달 사이에 집중됐다”며 “당시 투자목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에 수 차례 나눠 입금한 총액은 1억5000만원”이라고 했다. 이어 “가상 자산 가치 폭락 후 1년8개월 정도 거래를 완전히 끊었다가 올해 초 약 90% 이상 큰 손실을 입고 최종적으로 모두 매각했다”며 “같은 자산에 투자했던 많은 분들처럼 허탈한 처지였다”고 했다. 1억5000만원 중 1억3000만원 이상을 잃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코인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그 후 올 2월부터 약 1억1000만원을 대부분 비트코인에, 일부는 국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며 “이 새로운 투자도 현재 가치 약 9000만원 정도로 약간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가상 자산 변동내역 공개는 검토 후에 결정할 예정이나, 현재까지 투자 과정에서 이해충돌 등 법률이나 윤리규범 위반은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 말미에 자신을 “투자는 서투르지만 신고는 성실히 했던 국회의원 김홍걸”이라고 썼다.
김 의원의 이날 “상속세 때문에 코인 투자” 입장에, 민주당 내에서는 “부동산 재산 밖에 없어서 낼 상속세가 없다는 말인가”라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 직후 재산공개 때 67억 7000만원을 신고했다. 서울 강남·서초·마포에 집이 3채여서 시세로는 1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의원이 2014~2018년 납부한 소득세는 135만원이어서 당시에도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재산을 소유하게 됐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당시 뚜렷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2023년 3월 국회의원 정기 재산공개 때는 86억9000만원을 신고했다.
앞서 국회 윤리특위 자문위는 지난 20일 김남국 의원 외에 코인에 투자한 국회의원이 11명 더 있다면서 이 중 일부는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1명 중 다른 의원들에 비해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총 투자한 돈이 100만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리특위 자문위가 가상자산을 신고한 의원이 11명 더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 주말 사이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신고했던 국회의원 11인 관련 기사가 보도됐다”며 “공직자들의 가상자산내역 신고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가상자산을 빠짐없이 성실히 신고한 소수의 국회의원들만 불필요한 오해를 근심하며 해명을 해야할 입장이 되었다. 앞으로 자발적 자산·재산 신고를 위축시킬 국회 윤리자문위발 보도에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