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4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김은경 혁신위원장 사진 속 뺨을 때린 것은 어이없는 일이고 너무나 모욕적인 행위”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했다. 김 회장이 지난 3일 김 위원장 앞에서 김 위원장 얼굴 사진을 때린 것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이자 혁신위원인 이 의원은 김 위원장보다 하루 앞선 2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영상을 보면서 제 뺨도 화끈거렸다. 아마 모든 사람이 그랬을 것”이라며 “더욱이 여성들은 참기 어려운 치욕과 분노를 느꼈을 법하다”고 했다.

대한노인회장, 김은경 앞에 두고 '사진 따귀' - 김호일(오른쪽 끝)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사과차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맨 왼쪽) 혁신위원장 앞에서 김 위원장 얼굴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김 회장은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 위원장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했다. /이덕훈 기자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 중 발언에서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김은경 위원장은 지난 3일 황희 의원 등 혁신위원들과 함께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김호일 회장을 비롯한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김 회장은 김 위원장 앞에서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서 본인 보고 뺨이라도 때려야 우리 노인들이 분이 풀릴 것 같다. 내가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때리겠다”고 말한 뒤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네 차례 때렸다.

민주당은 이틀간 대한노인회를 4번 찾아 사과했다. 지난 2일 한병도 의원과 이해식 의원이 가장 먼저 방문했고, 뒤이어 한 의원이 양이원영 의원과 함께 갔다. 3일에는 김 위원장과 박광온 원내대표가 차례로 방문해 머리를 숙였다.

이해식 의원은 “김 위원장은 본시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혁신위원장을 맡았으니 그 기간만큼은 정치인”이라며 “억울한 점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하기 싫어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이 간접적인 폭력행위를 당해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이냐. 사과를 하러 간 사람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대하는 것이 후대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르신의 올바른 처신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마땅히 사과를 해야 함에도 사과의 ‘사’자 조차 꺼내지 않는 것에는 애써 눈을 감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머리 숙인 사람에게 간접 폭력을 행사하고 치욕을 안기는 일을 그저 참고 견디고 넘어가야 하는 세상이 참 비감하다”고 했다.

혁신위와 민주당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사과하는 사람 앞에서 사진을 때리신 걸 보고는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다”며 “어르신께서 조금 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마음이 들기는 했다”고 했다.

민주당 서은숙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김은경 위원장도 이제 60세가 다 되셨다. 사진을 때린 것을 두고 많은 분이 ‘화가 아무리 많이 났더라도 사과하러 온 사람에게 저렇게 할 수 있느냐’ 하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사과하러 오신 분에게 과한 행동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