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8월 유치가 확정됐고,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1일 개최됐다.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 유치 후 약 5년간 새만금 잼버리 부지 매립과 배수 시설 등 기반 시설을, 전북도는 참가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제대로 준비했어야 했다. 윤석열 정부는 약 1년간 막바지 점검을 통해 폭우·폭염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를 마련했어야 한다. 전·현 정부와 전북도 모두 잼버리 부실 준비에 책임이 있는 셈이다.
2020년 전북 지역에선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새만금 부지 매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원래 잼버리 부지는 관광·레저 용지였는데, 매립 비용이 부족했다고 한다. 이에 매립 비용을 농지관리기금으로 충당하고, 잼버리 부지는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농업 용지로 바꿨다는 것이다. 실제 새만금 잼버리 부지엔 나무도 없고 배수가 안 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물이 찬 진흙탕 플라스틱 팔레트 위에 텐트를 쳤다.
전북도는 지난달 17일 편의 시설 조성 등에 대한 마무리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실상은 비위생적인 화장실, 샤워실 논란에 물 부족, 썩은 계란 판매 문제가 속출했다. 이 때문에 민노총 전북본부가 지난 3일 “예견된 참사”라며 이례적으로 문재인 정부, 전북,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현 정부는 잼버리가 차질 없이 치러질 수 있도록 최종 점검을 하며 자연 재해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공동조직위원장 중 3명이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그런데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 준비에 “문제없다”고만 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잼버리가 잘 진행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태풍, 폭염 대책도 다 세워놨다”고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새만금 현장에서 “폭염에 대비한 그늘 시설, 탈수 예방 음료와 식중독 예방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탓을 했다. 서로 책임을 피하려고 ‘잘되면 내 덕분, 못되면 남 탓’ 식 비난을 한 것이다. 송하진 전 전북지사는 부실 잼버리 사태에 침묵했고, 김관영 현 전북지사는 “저는 집행위원장으로서 잼버리 진행 과정에서 의사 결정이 되면 부족한 인력을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