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폭염과 위생 문제가 불거진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책임이 전적으로 현 정부에 있다면서 연일 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과거 발언을 부각하고 있다.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새만금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이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폭염과 해충 등의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정부가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에선 전북 부지사를 지내고 지역구 의원인 이 의원 역시 잼버리 대회 운영 차질의 책임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의원은 작년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 국감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폭염과 폭우, 먼지, 해충 방역, 편의시설 등을 제대로 점검하라며 “두고 봐라, 나중에 역사가 장관님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당시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놓았다. 위원님께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 의원의 질의 영상은 ‘쇼츠(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형태로 온라인에 퍼지는 중이다.
지난 3일 잼버리 대회 문제가 확산하자,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하루 뒤 논평에서 “작년 국감에서 이원택 의원이 문제를 일일이 지적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1년간 도대체 무엇을 한 거냐”고 했다.
민주당의 윤영찬 의원은 7일 오전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원택 의원 지역구가 부안, 새만금”이라며 “(이 의원이) 거기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 정부는 ‘다 준비하고 있다, 모든 게 완벽하다’ 이렇게 얘기를 해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에선 민주당의 ‘이원택 부각’에 대해 “지역구 의원이 10개월 전 한마디 지적한 것으로 당 전체가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에서 일했고, 이후 2019년엔 전라북도 정무부지사였다. 21대 총선에서 전북 김제·부안 지역에서 당선됐다. 여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떼어놓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사실상 책임자 중 한명이었던 것”이라며 “책임자를 무슨 사전에 문제를 다 예측한 영웅 취급한다”고 했다.
이원택 의원은 7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잼버리 대회)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냉풍 장치를 준다든가 생수 공급, 에어컨 설비 등은 충분히 윤석열 정부 하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제가 작년에도 지적했던 거고 이게 분명히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도 평가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새만금으로) 개최지를 정한 건 박근혜 정부 시절”이라고 했다.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에 성공했는데, 애초 부지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에 ‘박근혜 정부가 결정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새만금을 개최지로 결정한 건 민주당과 전북 지역의 강력한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이제와서 ‘박근혜 정부가 결정했다’고 하는 건 양심도 없는 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