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발언 등으로 당 안팎에서 ‘해체’ ‘사퇴’ 여론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가 다음 쇄신안으로 ‘대의원제 개편’을 꺼낼 전망이다. 복수의 혁신위 관계자는 6일 본지에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추는 내용의 대의원제 개편안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혁신안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대의원제는 당내에서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안건이라 혁신위·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예상된다. 강성 이재명 지지층인 ‘개딸’과 일부 원외 인사들은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행사하는 한 표가 권리당원 60표에 맞먹어 문제가 있으니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혁신위는 “‘대의원 1표=권리당원 1표’ 수준으로 바꾸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대의원제 폐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대의원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박광온 원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의원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있던 우리 당의 전국 정당 가치를 지키는 매우 중요한 제도”라며 “권리당원의 1표와 대의원의 1표를 두고 등가성 문제가 제기된다면, 권리당원이 늘어난 것에 비례해 대의원 수를 늘리면 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현행 대의원제가 당원의 지역 편중 문제를 극복하고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었다.

혁신위는 공천 룰과 관련한 쇄신안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총선 공천룰을 확정했지만 원외 인사 및 강성 지지층은 정치 신인에게 유리하도록 공천 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혁신위가 개딸에게 구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위 활동이 (노인 비하) 논란 때문에 형해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혁신안은 적극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잇따른 설화로 쇄신 동력을 상실한 혁신위의 제안을 받는다고 원래 목표였던 당의 도덕성 위기 극복과 국민 신뢰 회복이 되겠냐는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백해무익한 혁신위는 해체가 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