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와 수해에 관해 현안 질의를 할 예정이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16일 파행했다. 김관영 전라북도지사가 출석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를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위원 대다수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환 충청북도지사도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현안 질의 전체가 무산됐다.
국민의힘 위원 가운데 홀로 출석한 행안위 간사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힘은 수해와 ‘묻지 마 범죄’,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관계 부처 장관과 충북지사 출석에 동의했다”며 “그런데 전북지사 출석은 안 된다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그 열악하기 그지없는 기반 시설 조성과 운영의 책임자는 대회 집행위원장이고 전북지사 아니냐”며 “행안부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물으면 된다는 말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7월에 하려 했던 현안 질의를 국민의힘이 억지를 쓰며 충북지사 출석은 안 된다고 해서 오늘로 미룬 것”이라며 이번 현안 질의가 합의된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후에 발생한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이날 현안 질의에 전북지사를 출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강 의원은 “여당이 갑자기 전북지사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 “회의 참석 거부는 헌법과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라며 “국회가 응당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전체회의는 민주당 등 야당만 참석한 상태로 26분 만에 종료됐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의 출석을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전체회의가 무산됐다”며 “민주당이 감추는 ‘잼버리 게이트’를 끝까지 밝혀 내겠다. 민주당은 ‘김 지사 구하기’를 그만 두라”고 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이 원하는 날짜로 별도 일정을 잡아 전북지사를 출석시키자고 설득했으나, 여당의 대답은 ‘상임위 파행’이었다”며 “정부·여당이 책임 전가와 물타기에 혈안이 돼 국회 책무를 파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우 피해 복구 중 해병 상병이 순직한 사건과 관련해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도 파행했다. 민주당 요구로 이날 오전 회의가 열렸으나, 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모두 불참했다. 이날 회의를 개의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도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위원들은 국민의힘 위원들의 불참을 비난하면서 군 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오후에 회의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오는 21일 전체회의에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다며 이날 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국회법상 회의 의장이 산회를 선포하면 같은 날에는 회의를 다시 개의할 수 없다. 한 위원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를 댔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과 국방부의 직권 남용 관련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게 우리 의무”라며 “국민의힘에 이번 주 중으로 빨리 (전체회의를) 열자고 했지만 신원식 (국민의힘) 간사가 거부했다”고 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전적으로 국방부와 군에 의해 빚어진 사태”라며 “국방위에서 제대로 규명될 수 없다면 특검과 특별수사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민주당이 국방위를 단독 소집한 것은 17일 검찰 출석 예정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물 타기용 꼼수”라며 “정치 공세를 위한 가짜 국방위 소집을 철회하고,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