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들이 17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혁신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했다. 활동 종료를 선언한 지 일주일 만이다. 대의원제 축소와 현역 의원 공천 불이익 강화를 골자로 한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이 반발하자 강성 지지층이 주 시청자인 유튜브 채널에 나와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17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민주당 혁신위 서복경 위원과 김남희 대변인. /유튜브 캡처

민주당 혁신위 대변인을 맡았던 김남희 변호사는 김씨 방송에서 “(혁신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라는) 당원 청원이 3일 만에 5만명을 넘었는데, 의원들이 대승적으로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혁신위원이었던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 개정권을 행사하는 건 아니다”라며 “당규를 개정하려면 권리당원 50%, 중앙위원회 50%로 투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어준씨는 “대통령도 1인 1표로 뽑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100표냐, 당연히 왜곡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관련한 질문은 없었다.

혁신위는 지난 10일 혁신안을 발표하고 “혁신위 활동은 오늘로 마무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예정보다 일찍 활동을 마쳤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실패한 혁신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혁신안 내용에 대해 집단으로 반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위원들이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한 것은 소위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의 반응을 강조하고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란 지적이 나온다. 야권 인사들은 그동안 논란에 휘말리거나 위기에 놓이면 김어준 유튜브에 나와 지지층을 결집하곤 했다. 최근 김남국 의원이 코인 논란으로 탈당한 직후 출연해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해소하겠다”고 했고, 지난 2월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딸 조민씨가 나와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했다. 김어준씨는 “조금 더 (혁신안)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다시 한번 모셔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맛만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