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영장 청구로 구속되더라도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주장이 당내 친명계를 중심으로 잇따라 나왔다. 이 대표가 구속 이후에도 사퇴를 거부하면 이른바 ‘옥중 공천’이 현실화될 수 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1일 이후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친명계 4선 중진인 정성호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에서 “정기국회 과정에서 당대표가 구속됐다고 사퇴하면 더 큰 혼란이 있다”며 “어쨌든 임기가 있는 당대표(이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17일 MBC 라디오에서 “영장이 발부되기 어렵지만 만에 하나 발부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속되더라도 이 대표 중심으로 결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도 통화에서 “부당한 검찰 수사에서 구속됐다고 당대표직을 사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돼도 대표직 사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퇴를 주장하면서도 “이 대표는 절대로 대표직은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없으리라 본다”면서 “‘옥중 공천이라도 하겠다’는 얘기들, 그게 아마 이 대표의 진심어린 생각 아닐까 싶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구치소에서 당대표 업무를 보겠다는 건 너무나 비상식적 발상”이라며 “당을 깨자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검찰이 아직 구속영장 청구도 안 한 상태에서 이런 논쟁이 계속되는 건 결국 내년 총선 공천권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핵심은 공천권인데 이 대표가 구속된 뒤에도 공천권을 사수하기 위해 친명계가 이 대표 사퇴를 만류한다면 지금껏 보지 못한 당내 혼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구속되면 당대표직은 사퇴하는 게 순리이고 상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