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 회의에서 또 충돌했다. 한 장관과 최 의원은 ‘채널A 사건’과 ‘한동훈 장관의 개인 정보 유출 의혹 사건’ 등으로 얽혀 국회 안팎에서 충돌을 이어왔다.
이날 진행된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최 의원은 자신의 순서에 한 장관에게 검찰 업무추진비에 관해 물었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맨날 반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깐죽거리지 마라, (깐죽거리며 답변하니까) 그러니까 반말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깐죽거리다’ 표현에 대해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할 수밖에 없다. 사과하지 않으면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제발 태도를 무겁게 가지기 바란다”고 하자, 한 장관은 “최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이상하다”고 받아쳤다. 최 의원이 그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는 취지다. 이에 최 의원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깐죽거린다”고 하자, 한 장관은 “국회의원이 갑질하자고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다. 갑질 하면서 자기 막말을 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냐”고 했다.
최 의원과 한 장관은 법사위 회의 때마다 충돌해 왔다. 질의 내용과 답변에서 엇갈린 적도 있지만, 두 사람의 과거 악연이 근본 원인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이 피해자인 채널A 사건에 관여했다. 과거 법사위 회의에선 한 장관이 최 의원을 향해 “저의 형사사건 가해자인 위원님께서 이런 질문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 의원을 ‘가해자’로 지칭했다.
지난 6월엔 한 장관의 개인 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 의원의 휴대전화와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인사 청문 자료가 최 의원을 거쳐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된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이었다.
두 사람이 이날 또 충돌하자 다른 의원들도 갈라져 양측 입장을 두둔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깐죽거리다는 말은 국회의원이 스스로 국회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최 의원을 비판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한 장관이) 계속 본인 말을 하는 과정은 정상적인 질의 답변 과정이 아니다”고 했다. 한 장관이 질의 내용을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며 태도를 문제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질의하는 위원들이나 답변하는 정부 부처 관계자나 한번 같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깐죽거린다는 용어들은 지극히 적절치 않다”고 했다. 최 의원은 “깐죽거린다는 말은 비속어가 아니다”며 “국어사전에 있는 그대로 읽어드리면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라는 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