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 회의에서 또 충돌했다. 한 장관과 최 의원은 ‘채널A 사건’과 ‘한동훈 장관의 개인 정보 유출 의혹 사건’ 등으로 얽혀 국회 안팎에서 충돌을 이어왔다.

이날 진행된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최 의원은 자신의 순서에 한 장관에게 검찰 업무추진비에 관해 물었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맨날 반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깐죽거리지 마라, (깐죽거리며 답변하니까) 그러니까 반말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깐죽거리다’ 표현에 대해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할 수밖에 없다. 사과하지 않으면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제발 태도를 무겁게 가지기 바란다”고 하자, 한 장관은 “최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이상하다”고 받아쳤다. 최 의원이 그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는 취지다. 이에 최 의원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깐죽거린다”고 하자, 한 장관은 “국회의원이 갑질하자고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다. 갑질 하면서 자기 막말을 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냐”고 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수사준칙 개정을 비판하고 있다./뉴스1

최 의원과 한 장관은 법사위 회의 때마다 충돌해 왔다. 질의 내용과 답변에서 엇갈린 적도 있지만, 두 사람의 과거 악연이 근본 원인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이 피해자인 채널A 사건에 관여했다. 과거 법사위 회의에선 한 장관이 최 의원을 향해 “저의 형사사건 가해자인 위원님께서 이런 질문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 의원을 ‘가해자’로 지칭했다.

지난 6월엔 한 장관의 개인 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 의원의 휴대전화와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인사 청문 자료가 최 의원을 거쳐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된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이었다.

두 사람이 이날 또 충돌하자 다른 의원들도 갈라져 양측 입장을 두둔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깐죽거리다는 말은 국회의원이 스스로 국회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최 의원을 비판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한 장관이) 계속 본인 말을 하는 과정은 정상적인 질의 답변 과정이 아니다”고 했다. 한 장관이 질의 내용을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며 태도를 문제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질의하는 위원들이나 답변하는 정부 부처 관계자나 한번 같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깐죽거린다는 용어들은 지극히 적절치 않다”고 했다. 최 의원은 “깐죽거린다는 말은 비속어가 아니다”며 “국어사전에 있는 그대로 읽어드리면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라는 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