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외교부를 동원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정부 주요 인사를 뜻하는 ‘회색 마크’ 인증을 받아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이“악의적 왜곡 보도”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도 ‘회색 마크’가 있는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의 사례를 들며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왼쪽) 여사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의 계정에 정부 주요 인사를 뜻하는 '회색 마크'가 달려 있다. /엑스

논란은 김 여사가 지난 5월 민간 대외 활동을 목적으로 만든 트위터 계정 이름 옆에 트위터 본사가 인증하는 ‘회색 마크’가 붙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트위터는 국가 원수나 내각 구성원, 행정 부처 주요 관계자나 정부 기관장 등의 공식 계정을 인증하는 의미로 이들 이름 옆에 ‘회색 마크’를 부여한다.

하지만 MBC 등 일부 언론은 “애초 트위터 측이 김 여사에게 회색 마크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대통령실이 외교부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한 끝에 인증 마크를 받아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통령도 공무원도 아닌 민간인 신분에 불과한 김 여사가 사적 이익을 위해 외교부에 부당한 지시를 내리고 국가 외교력을 남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자신이 대통령인 줄 착각하고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태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트위터 계정이 도용 위험에 노출돼 있어 공식 인증 마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나 우크라이나의 영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등의 트위터 공식 계정에도 ‘회색 마크’가 붙어 있다.

본지가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확인 결과, “김 여사가 직접 외교부에 지시를 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튜브 등에 조직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과 달리 김 여사가 트위터 계정 관련 외교부에 직접 전화를 하거나 직원들에게 지시를 한 사실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 부인이 대외 홍보 창구를 만들고, 명의를 도용하는 범죄를 예방하려 한 것을 마치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둔갑시킨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때 민간인 신분인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도 없이 단독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 타지마할 관광까지 다녀온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윤 대통령 부부 공격을 위해 야당이 악의적 왜곡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