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22일 거액의 코인 보유 논란을 일으킨 민주당 출신 김남국 의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회의 직전 김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결정을 30일로 미뤘다. 민주당 안에서는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을 감싼 결과”라는 말이 나왔다.
윤리특위는 이날 오전 소위원회에서 김 의원 제명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었다. 국민의힘 의원 3명, 민주당 3명으로 구성된 소위에서 4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국회 안에선 제명안이 가결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소위를 통과하면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런데 소위 시작 40여 분 전,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심의 결과와 관계없이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 제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안산 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제명은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그러자 윤리특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 연기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표결에 감안돼야 한다는 이유였다. 민주당 친명계에서 윤리특위에 “불출마 선언까지 했는데 제명은 너무한 처사”라는 뜻을 여러 경로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오늘 표결 지체는 (김 의원이) 현재 무소속일지라도 당 지도부 비호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이 바로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코인 거래를 수백 회 이상 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김남국 물타기”라고 했다.
민주당이 감싸는 건 김 의원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성희롱 발언 뒤 ‘짤짤이 해명’을 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1년 4개월째 미루고 있다.
최 의원은 작년 4월 의원·보좌진들과 온라인 회의 도중 “○○○ 치러 갔느냐”는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을 받자 “○○○ 아니고 짤짤이였다”고 했다. 사과문을 올렸지만 성희롱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작년 6월 사건 발생 53일 만에 만장일치로 최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최 의원이 성희롱을 해놓고 거짓말로 모면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의원이 재심을 신청한 뒤로 1년 2개월째 결론이 안 나왔고, 최 의원은 지금껏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최고위 회의에서도 최 의원 얘기가 나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