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64·존 린턴) 연세대 의대 교수가 23일 “박정희는 위대한 지도자였고 대한민국은 박 대통령을 만난 게 행운이었다”고 했다. 전남 순천 태생으로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된 인 교수의 가문은 구한말 이후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료·교육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인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공부 모임 ‘국민 공감’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제가 전라도에서 크면서 경상도와 다르다고 교육받고 자랐다”며 “지나고 보니 박정희는 위대한 지도자였고, 그분은 5000년 한반도 역사에서 관(官)이 아닌 민(民)을 앞세웠다”고 했다. 인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한강의 기적’을 통해 조선·철강 등 산업을 발전시켰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열심히 일하며 피와 땀을 바쳐 국가를 발전시켰다”고 했다.
인 교수는 20대 시절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 기자회견에서 시민군의 통역을 맡아 ‘푸른 눈의 목격자’로도 불린다. 이후 군사정권에서 ‘사상이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추방당할 뻔하기도 했다. 인 교수는 통화에서 “순천에서 자랄 때 김대중은 신이었고 주변에서 박정희는 다들 엄청 싫어했다. 인권 탄압과 유신 등 박정희 대통령도 잘못한 게 많다”면서도 “지금 보면 철이 안 든 어렸을 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막연히 받아들인 거고, 링컨은 (노예 해방 과정에서) 헌법 위반 논란이 없는 줄 아느냐”고 했다. 인 교수는 작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43주기 추도식에서 “미국에선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링컨을 내세우지만, 저는 뼛속 깊이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민국 민족에게는 더 훌륭한 분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인 교수는 “대한민국이 너무 빨리 발전해서 요즘 젊은 세대가 잘 모르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제일 큰 죄가 뭔지 아느냐”며 “경제 발전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하도 고기를 많이 먹게 돼 요새 동맥경화로 많이 죽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인 교수는 또 이날 강연에서 “한국(인)이 타협을 잘 못 하고 단합을 잘하지 못하는데 좀 더 발전하려면 이런 점을 고쳤으면 한다”며 “한국말로 타협은 ‘내가 손해 보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내가 손해 보고 이기는 것’이다. (한국이) 그 문화를 좀 고쳐야 하고 여러분(국회)도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 교수는 “(한국은)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고 단합을 잘하지 못한다”며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배타적이고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도 고쳐야 한다. 비행기가 안 뜬다고 데모하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고, 한국은 미워하는 사람을 제쳐버린다”고 했다. 인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데 이건 추방돼야 할 나쁜 생각”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있는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 인 교수를 인재 영입 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 교수는 이날 “(어제 기자가) 전화가 와서 ‘당신 국민의힘 출마하냐’고 해서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했다. 학생 가르치고 있으니 끊으라고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