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의 생도 교육 건물(충무관) 중앙 현관에 있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 1일 설치됐다. 흉상은 군 장병들이 훈련 때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됐다. 5.56㎜ 탄환 5만 발의 양이다. 당시 군은 흉상 의미에 대해 독립군은 총과 실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로 싸웠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대한민국의 군은 무장을 완비하고 나라를 지키고 있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흉상이 세워진 5인에 홍범도 장군이 포함된 데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홍 장군을 높이 평가한 점도 영향을 줬다는 게 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때부터 홍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과 광복군을 ‘우리 군의 뿌리이자 출발점’으로 강조했다. 독립군·광복군 출신에게 명예 육사 졸업장이 수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017년 9월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바꾸자는 결의문을 제출했다. 현행 국군의 날 10월 1일은 6·25전쟁 당시 우리 군의 38선 돌파를 기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 동안 공들인 주요 사안 중 하나가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홍 장군의 유해가 있는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 유해 봉환을 공식 요청했다. 2021년 8월 봉환 때는 특사단을 파견했고, 유해를 싣고 돌아오는 공군 특별수송기를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하게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홍 장군 유해를 직접 맞았고, KBS는 봉환식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문 정부가 백선엽 장군 등 다른 군 유공자에 보인 사실상 무관심과 비교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강조하면서, 김일성 정권에서 장관을 지내고 6·25 때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언급했다. 당시 김원봉의 광복군 참여를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좌파 진영에선 “이념적 갈등으로 가려진 역사에 대한 복원”이라고 했지만, 우파에선 “대한민국 정체성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발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