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급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에서도 부정 수급이나 정부가 잘못 지급했던 오지급액이 총 792억원에 달한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그런데 부정 수급됐거나 오지급된 지원금 중 444억원은 정부가 다시 환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졌던 코로나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사업에 대해 사전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본격적인 감사 착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2022년 5월 코로나 관련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52조8000억원이다.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 희망회복자금, 방역지원금(1·2차), 손실보전금 등이다. 소상공인에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손실보상금(2021년 3분기~2022년 2분기)은 8조4000억원이 나갔다.
그런데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은 잘못 지급됐거나 부정 수급된 액수가 26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정부가 환수하지 못한 액수는 191억원이다. 이 중 부정 수급액은 147억여원인데, 환수 금액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손실보상금은 5만7583개사에 530억원이 잘못 지급됐고, 미환수액은 절반 규모인 253억원이다.
그동안 윤 정부는 보조금 부정 수급 등 막겠다며 조사·수사 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국무조정실이 3년간 국고보조금을 받은 민간단체를 감시한 결과, 314억원대 부정 수급 사례가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의 1·2차 점검 결과에선 신재생에너지기금 부당 지원 등 비리 규모가 844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엔 현 정부 들어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이 신설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월 올 연말까지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비리에 대한 특별 단속 실시하고 있고, 현재까지 88억원의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을 적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기업도 망하기 전에 보면 껍데기는 화려한데 안이 아주 형편없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라며 “표를 얻기 위해 막 벌여놓은 것인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나기 일보 직전”이라고 했다. 전 정부의 국가 재정 운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29일엔 내년 예산안을 역대 최저인 2.8%만 올렸다.
박정하 의원은 “정부가 재난지원금, 손실보상금 중 과다하게 책정돼 잘못 지급된 돈은 다음 지원금에서 깎안 뒤 지원금을 주는 과다지급액 상계 방식으로 환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돼 지원금·보상금 지급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오지급된 보조금 환수가 어렵게 됐다”며 “곳곳에서 줄줄 샌 국고보조금 환수에 대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