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뉴스1

국방부가 최근 논란이 되는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생도 학습관) 앞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 등 학교 밖으로 이전하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홍 장군과 함께 설치된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독립운동가 흉상은 육사 내 육군 박물관으로 이전한다. 국방부와 육사는 이런 내용의 흉상 이전 방향을 확정하고 육사 전체 조경 계획을 수립하는 대로 흉상을 이전하기로 했다. 앞서 육사가 흉상 이전을 추진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국방부와 육사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었다.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은 독립군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1절에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 탄피 5만개를 녹여 제작됐다. 문 정부는 같은 해 ‘봉오동 전투 전승 98주년 기념 국민대회’를 계기로 홍범도 장군에게 육사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2021년에는 이미 1962년 건국공로훈장 복장(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된 홍 장군에게 한 단계 높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1927년 입당) 활동 경력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육사는 올해 흉상 이전을 추진해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 출석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야권과 광복회 등 보훈 단체가 반발했다. 반면 육사 총동창회는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소련군 종사자에게 생도들이 거수경례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