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
1일 민주당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기 바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잘 견뎌내겠다. 더는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고 한다. 또 “정권의 폭주와 퇴행이 너무나 심해서 최소한의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고, 국민을 상대로 전쟁하는 형국이니 국민을 보고 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대표를 지냈고,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후보이기도 했다”며 “민주당을 대표하는 큰 정치인으로서 두 사람이 현 정부에 대한 걱정을 공감한 것이 당원과 지지자, 국민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원로로서 윤석열 정부의 퇴행과 폭주에 대해 우려하고, 제1야당 대표가 단식에 이르는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 대표가 건강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이었던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열흘 동안 단식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여당은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민주화 투쟁에서 단식이 가지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이 ‘억지 방탄 단식 쇼’로 그 이름에 먹칠하는 이 대표의 행태를 응원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