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3일차를 맞은 지난 2일 저녁, 국회의사당 단식장을 찾은 지지자들과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3일차인 지난 2일, 국회의사당 단식장엔 민주당 지지자들이 줄지어 몰려왔다. 이 대표 극성 지지자들인 이른바 ‘개딸’ 여성들은 이 대표에게 쿠션, 부채 등 선물을 가져왔다. 소나무 대형 그림을 가져와 “대표님이 바로 이 소나무”라고 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이밖에도 이 대표 얼굴이 그려진 야광봉이나 플라스틱 조명 구슬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웃으면서 “이거 얼마짜리냐” “김영란법 금액 3만원 넘으면 안 된다” 같은 대답을 했다. “천일염이라도 드실래요?”라며 “드릴 게 이것뿐”이라고도 했다. 이날 저녁엔 전국 각지에서 이 대표를 보겠다고 지지자들이 몰려왔다.

이들은 “대표님 힘내세요” “대표님 얼굴 한 번 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대표님과 악수한 이 손 안 씻을래요” “제가 대표님을 위해 삭발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몇몇 여성은 이 대표를 만나자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여러분이 힘내시라”며 눈물 흘리는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한 지지자는 역대 민주당 대통령들의 성대 모사를 하며 이 대표를 응원했다. “위대한 이재명 후배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김대중) “이재명 대표와 민주 정부 4기 만들 걸 생각하니까 이 노무현이가 아 기분 좋다!” “이재명 후배께서 대통령 되셨으면 한다”(문재인) 같은 목소리에 이 대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대표는 이 지지자에게 “내 곁에 계속 앉아 있으라”며 “나와 코드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지지자는 감읍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온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 대표 주변에선 “이재명 아저씨 알아요?” “대통령 되실 분” 같은 말이 나왔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온 지지자들은 ‘이재명 당대표님의 민주당 사랑합니다’ 구호를 외쳤다.

대략 10명 단위로 지지자들이 쉴 새 없이 이 대표 천막을 오가는 이 과정은 ‘동조 단식’ 중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통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대입인’(대신 입으로 말해주는 사람)을 자처하며 “대표님 힘드시니까 몸에 손 대지 마세요” “응원 구호가 너무 크면 대표님이 힘드시니까 부드럽게 화이팅 외쳐주세요” 등 세세한 지침을 지지자들에게 전달했다.

지지자들과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계속 기념 촬영을 하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해보였다. 접시에 올려진 천일염을 손으로 먹거나, 보온병에 든 온수를 마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 단식장 앞에선 지지자들이 ‘잘자요♥’ ‘CUTE(귀여워)♥' 같은 구호를 휴대폰에 담아 들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분들 좀 비춰주세요”라고 했다.

이 대표는 향후 단식 방향에 대해 “저도 해결점이 나올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대표실에 들어가도 할 일이 없어요. 잠은 잘 잡니다. 뇌는 돌아갑니다”라고도 했다. 김현 전 방송통신위원은 “단식 중에 먹는 얘기 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하다가 이 대표에게 “뭐가 제일 먹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집회 끝나고 들어오는데 식당들이 눈에 쫙 들어오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