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10일로 11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를 믿고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운영하는 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9일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당원은 “이재명 대표는 압도적 지지와 행동을 약속하는 권리당원을 믿고 단식을 중단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 청원은 이틀 만에 ‘동의’는 7000명을 넘었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청원 동의를 독려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청원인은 “목숨 걸고 단식 중인 이 대표에게 우리 권리당원들은 네 가지를 약속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단식 중단 요구보다, 청원인이 내건 ‘약속’들이 관심을 모았다.
청원인이 제시한 약속 네 가지는 ①지역구 의원에게 검사 탄핵에 앞장서라고 요구하겠다. ②지역구 의원에게 일본산 농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를 입법화하도록 요구하겠다 ③지역구 의원에게 양평 고속도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라고 요청하겠다 ④지역구 의원에게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관련한 특검을 촉구하겠다 등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 같은 사안을 실행하도록 개딸들이 나서 압박하겠으니 단식을 멈추라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멈출 마땅한 명분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단식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쓰면 우리 쪽은 물론이고 정치적으로 맞서는 상대 진영에서도 보통 만류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번엔 국민의힘이 이 대표 단식을 ‘방탄 단식’으로 규정하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쓰러지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여당에서 이 대표 단식 천막을 찾아 단식 중단을 언급한 인사는 아직까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딸들이 청원까지 하며 이 대표의 단식 중단 명분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단식 중단을 하긴 해야 하는데, 그 조건이 우리 다른 민주당 의원들을 압박하겠다는 것이어서 좀 씁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