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전범인 중국 모택동의 흉상이 국회에 전시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11~13일 진행되는 ‘한중수교 31주년 기념 2023 한·중 도예전’ 전시품에 모택동 흉상이 포함된 것이다. 흰색 도자기로 제작된 모택동 흉상은 중국의 국가 1급 기사 진은택의 작업물이다. 받침대엔 구세주(救世主·Savior)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이외 다른 설명은 없었다.
이 전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철(경기 의정부을) 의원실, 의정부시, 의정부문화재단, 협성대 아시아교류원, 주한 중국대사관이 공동 개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했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2시 의원회관 3층에서 열린다. 11일 밤 본지가 찾아간 의원회관 3층 행사장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 민주당 김민철·박정 의원 등의 명패가 부착된 의자가 마련돼 있었다.
한·중 도예전은 지난해에도 국회에서 개최됐다. 당시엔 김진표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 서면 축사에서 “이번 도예전에는 두 나라의 예술가들이 독창적인 작품을 출품해주셨다”며 “이번 전시가 예술을 바탕으로 양국 우호를 더욱 긴밀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싱 대사는 “도자기의 표현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감상’ 하는 것은 마치 역사와의 대화를 하는 것과 같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며 “중·한 수교 31주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복잡한 국제 정세에 휘말리고 있다. 그럼에도 수교에 대한 초심을 잊지 않고 굳건하게 지켜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 모택동은 6·25 당시 북한 김일성과 손잡고 한반도에 중국 공산당 인민지원군(연인원 240만 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거의 공산화할 뻔했을 뿐더러, 18만 명에 이르는 국군·유엔군 전사자 대부분이 중공군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었다.
정전 70주년인 올해, 이런 전쟁 범죄의 책임자인 모택동을 구세주로 찬양하는 작업물을 대한민국 국회에 전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철 의원은 “구체적인 전시 내용은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며 “국회 전시회를 위해 의정부시의 요청을 받고 주최를 수락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시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 철거할 예정”이라며 “개막식에선 전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는 12일 오전 흉상을 철거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4일부터 10월 8일까지는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경기생활도자미술관(경기 여주)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