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2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관 탄핵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 발의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168석을 가진 민주당은 탄핵안 단독 발의와 가결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민주당은 이 장관을 탄핵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12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당론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국무위원 탄핵 추진은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2월 핼러윈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으나, 헌법재판소는 이 장관의 잘못이 탄핵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며 ‘기각’ 결론을 냈다. 민주당이 이종섭 장관 탄핵을 밀어붙이더라도 결과적으로 기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당내에서도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교체설까지 나오는 이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는 데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회법은 탄핵안이 가결되면 장관의 직무가 정지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장관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단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 장관 교체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이런 습관적인 탄핵 추진은 전례가 돼서 정권이 바뀌거나 하면 (탄핵이) 반복될 것”이라며 “본인들이 거대 야당으로서 정부를 견제한다지만 객관적,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