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오는 12월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가 22일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지만 다음 회기가 열리면 ‘석방요구안’을 추진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고 돼 있다. 국회 의사과는 “‘회기 전’에는 지난 회기 중 기간도 포함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 대표가 이번 회기 중에 구속되더라도 다음 회기에 민주당이 주도해 ‘석방요구안’을 통과시키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정기국회는 오는 12월 9일까지다. 12월에 임시국회 일정을 잡고 본회의를 열어 석방이 가능한 것이다.
168석 거대 야당 민주당은 석방요구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석방요구안은 재적의원 4분의 1이 발의하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 가능하다. 현재의 친명계 민주당 지도부는 ‘당원의 뜻’이라며 이 대표 구속시 석방요구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법은 국회 회기 중에만 해당 국회의원이 석방되도록 하고 있지만, 방탄 국회를 계속 열면 된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한 이후로도 줄곧 “비회기에 영장을 치라”며 정기국회 전인 8월 말과 정기국회가 끝난 12월을 이야기 한 데에는 이런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기국회는 최장 100일이라 회기를 끊을 수 없어 구속될 경우 석방요구안을 가결시켜 석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임시국회의 경우 회기 끊기 등으로 이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석방요구안’과 관련해 이 대표가 처음부터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마음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다만 당 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석방요구안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체포안을 뒤집고 석방요구안을 올리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2004년 10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 석방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해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