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을 시작한 지 24일만이다. 이 대표의 24일 단식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3년 단식했던 23일보다 하루가 더 긴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는 26일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 출석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표는 단식투쟁 24일 차인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며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또한 어제 당무위는 단식 중단 요청을 의결했고 각계의 단식 중단 요청 역시 잇따르고 있다”며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녹색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오는 26일 법원의 영장 심사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예상치 못한 단식 돌입을 발표하며 여권으로부터 ‘뜬금포 단식’ ‘방탄 단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단행 등 3가지를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었다. 하지만 정부가 들어주기 쉽지 않은 막연한 사항들이라 이 대표 단식의 출구 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이 내걸었던 요구 사항을 한 가지도 이뤄내지 못하고 단식을 중단했다. 그 사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예상치 못한 체포 동의안 가결이라는 상처만 입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이 이 대표 단식의 유일한 출구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