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동훈 법무장관은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 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 증거 설명은 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막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그간 “증거가 하나도 없다”며 검찰의 조작 수사라고 했지만, 이날 한 장관이 민주당 반대로 읽지 못하고 국회에 서면 제출한 혐의 증거 요약본만 200자 원고지 28장, 4400자가 넘었다.

여기에는 불법 대북 송금 관련, 2019년 4차례 북한에 발송된 이재명 도지사 방북 초청을 집요하게 요청하는 경기도지사 직인이 찍힌 경기도 발송 공문, 그해 “쌍방울 그룹 김성태가 지사님의 방북 비용까지 비즈니스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보고하자 이재명 지사가 “잘 진행해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이화영의 진술, 2000억원어치 쌀 10만t을 주겠다고 북한에 보낸 경기도지사 직인이 찍힌 공문 등이 제시됐다.

또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불법 용도 변경해 아파트를 짓도록 해준 백현동 사업 관련해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로비스트 김인섭의 ‘3차 용도지역 변경 요청서’에 나온 청탁대로 백현동 부지를 주거 용도로 불법 전환하는 ‘2020성남도시기본계획’이 제시됐다. 김인섭 측에 유리하게 기부 채납과 임대주택 비율이 축소된 과정이 기재된 ‘2016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계획 검토보고’ 등 공문서와 백현동 민간 사업자 정바울이 “김인섭이 이 시장과 정진상의 측근이기 때문에 김인섭을 통해 청탁했고 청탁한 대로 일이 진행됐다”고 법정에서 자백한 진술, “정바울의 요청으로 이재명 시장에게 청탁했다”는 김인섭의 법정 진술 등도 포함됐다.

2002년 이재명 변호사가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분당 파크뷰 특혜 의혹을 물어보며 검사를 사칭해 유죄를 받은 사건 관련,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이 후보가 “당시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김인섭 측근인 김병량 시장 수행 비서에게 전화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등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거짓 증언을 강요한 이재명 지사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이 증거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