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자, 비명계는 26일 “민주당이 공산당이냐”고 반발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체포안 찬성 의원 징계가 거론되는 현 상황에 대해 “그런 언동이 해당(害黨) 행위”라며 “몰상식한 행태다. 민주당이 공산당이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민주당 의원 168명 중 161명이 서명한 데 대해서도 “나는 안 썼다. 재판은 공정해야 되고, 판사가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재판장의 독립이 담보돼야 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체포안 찬성파 색출과 탄원서 작성 압박이 정당 민주주의를 해치는 수준까지 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4선 이상 중진(안민석·김상희·노웅래·안규백)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 모여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체포안 가결에 대해 “부결이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지금 민주당 내부의 과도한 적대적인 분열은 상황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적은 윤석열 정권”이라며 “당내 적대적인 대립과 분열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쓰지 않으면 찬성파로 몰려 학살당할 위기이니 어쩔 수 없이 썼다”며 “30명가량 반란 표가 확실한데 161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는 건 코미디 아니냐”고 했다.
그럼에도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 지지층은 이날 이 대표를 제외하고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6명 의원의 명단을 뿌려대며 전화·문자 등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비명 의원들 지역 사무실에도 비방 게시물이 붙거나 소음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은 신변 위협을 느끼고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비명계 의원들은 “지역에서 인사하는데 혹시 흉기 피습이라도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 방검복(防劍服)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