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7일 서울 강서구 등촌제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지난 6~7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 투표율이 역대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틀어 최고치인 22.64%를 기록했다. 여당은 “야당의 입법부 장악·폭주에 따른 보수 결집”, 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먹힌 것”이라고 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전체 선거인 50만603명 중 11만3313명(22.64%)이 사전 투표를 했다. 기존의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각각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을 보인 재작년 4·7 재·보궐선거(20.54%), 작년 6·1 지방선거(20.62%)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과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보수층이 투표장에 결집한 결과”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이 먹히고 있다”며 “본투표를 포함해 최종 30% 후반 이상 투표율이 나오면 안정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왼쪽)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각각 등촌사거리와 남부골목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뉴스1

선거 열기가 예상보다 더 달아오르면서 여야는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8일 강서구 교회와 시장 등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김태우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강서구 교회·공원 등을 잇달아 찾았고, 이철규 사무총장은 강서구청 일대 먹자 골목 등을 돌아다니며 골목 상권 유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선거운동 기간 모든 의원에게 강서구 유세 지원을 나서고 활동 내역을 소셜미디어 등에 직접 인증토록 하는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에 의원들이 전통 시장 상인회와 부녀회, 경로당, 교회와 성당 등 강서구 곳곳에서 선거운동을 펼친 내용을 앞다퉈 페이스북에 올렸다. 밑바닥을 훑어 자영업자와 고령층 등 전통적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아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8일 소속 국회의원을 상임위 기준으로 20조로 나눠 강서구 동별로 할당해 피케팅과 상가 방문 등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 7일에도 마곡나루역과 서울식물원을 찾아 집중 유세를 했다.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도 같은 날 오후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알렸다가 일정 2시간 전에 건강상 문제로 취소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9일에도 지도부 차원에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에 “내부적으로 투표율 35%가 넘으면 승리, 40%가 넘으면 두 자릿수 차 압승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2%포인트 정도 강서에서 윤 대통령을 앞섰다”며 “압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8일 오후 민주당 지지자인 40대 남성이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 2명을 폭행해 서울 강서경찰서가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민주당 지지자인 50대 여성이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에게 욕설을 하고 우산을 휘둘러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