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3일 “우리 내부에 치유하기 힘든 암 덩어리 같은 게 있다”며 “덧셈의 정치보다 뺄셈의 정치 흐름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준석 신당 창당설’ 관련 “국민의힘에서 공천 못 받은 분들이 신당에 갈 것이고, 1000~1500표 싸움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무엇을 혁신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2016년 총선 때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세웠을 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국민의당) 바람이 불어 전체 의석수가 35석이 나왔다. 그런데 수도권은 2석이었다”며 “새누리당은 35석, 민주당이 82석이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만큼 민주당을 찍는 유권자의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이준석 신당이 나오면 민주당 표는 잠식하지 못하고 우리 당 표만 뺏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게) 신당을 창당해 나가라, 나가라 하는 사람은 현실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승리한 배경에 대해 “이준석으로 대변되는 2030과 안철수로 대변되는 중도 세력의 연합이 있었다”며 “이준석·안철수, 심지어 유승민·나경원까지 대선 승리를 위해 뛰었다”고도 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비윤계 인사들도 함께 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 의원은 지난 전당 대회 때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린 데 대해선 “초선 의원들이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줄을 대려고 줄줄이 서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공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게 우리 당의 적나라한 모습”이라고 했다.
토론회 발제자인 최광웅 데이터정경연구원장은 “과거 보수 정당이 ‘내부 총질’을 한 사람을 오히려 앞세웠을 때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원팀 정신’은 권위주의적인 것이고, 당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이른바 ‘내부 총질’이 있는 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으로 총선을 치러야 중도층의 마음을 사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최 원장은 노무현 정부 인사제도비서관, 민주당 조직담당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최 원장은 “김영삼 대통령은 ‘국무위원 제청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감히 대들었던 이회창 국무총리를 4개월만에 사임 형식으로 물러나게 했다”며 “그랬던 김 대통령이 이회창 총리를 1996년 다시 불러들여 총선에서 이겼다”고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도 자신이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까지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세워 19대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했다.
최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경제나 외교 전문가가 아니지만, 국민이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며 뽑은 인물이다”며 “다시 공정이란 가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 취임 연설을 보면 매우 화려하다”며 “연설문대로만 하면 된다”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자신이 30대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직언한 경험 등을 말하며 “국회의원을 또 못하더라도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삼민투 위원장을 지낸 함운경씨는 “웰빙 정당, 강남 정당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우파 정당, 보수 정당은 못 먹고 못 사는 사람을 잘 살게 하는 정당이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 북돋아주는 정당이다”며 “그런 정당으로서 탈바꿈해서 그런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내년 총선에)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운동권 출신으로 ‘박근혜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허현준 전 행정관은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등에 대해 내칠 때 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