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27일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해제를 혁신위 1호 안건으로 결정했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마음이 많이 상한 것 같다”며 “녹이는 노력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다.
인 위원장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 직접 연락은 아직 안 했지만 조건 없이 이야기를 좀 들어봤으면 한다”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선 “기회가 되면 대통령을 만나서 ‘대선 때 이준석을 끌어안았던 게 보기 좋았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28일 언론 인터뷰에선 이 전 대표 주변에서 거론되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 “당사자에게도 그런 게 별로 좋지 않다”며 “우리한테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통합하자”고 했다. 연일 이 전 대표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러한 인 위원장의 움직임에 “모욕 주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 “자기들 딴에는 기획을 해서 ‘이준석을 속좁은 어린애처럼 보이게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미 1년 반 동안 써온 작전이다. 1년 반 동안 이준석을 치기 어린 어린애로, 막말하는 애로 다 몰아보려고 했지 않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 젊은 사람들도 (이 일을 통해) 직장에서 당하고 있는 무수한 안 좋은 일들을 감정이입할 수밖에 없다”며 “나이 40이 다 됐는데도 어린애 취급하고, 당 대표를 해도 어린애 취급하고 나중에 문제 해결할 때 근본을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고, ‘인생 더 살아봐야 하는 거다’ ‘기다려. 기다리면 잘 될텐데 왜케 성급해’ ‘너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징계 해제에 대해서도”선거 전략 면에서도 굉장한 바보짓”이라며 " 결국엔 물을 갈아야 되는 것인데 우리 물에 10% 정도 너희 물 섞어줄게 이런 건 의미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제의 근본을 회피하면서 결국에는 오히려 사람 모욕 주기 하려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누가 누구의 죄를 사면한다는데, 무슨 죄라는 거냐? 자기들이 지금 지난 한 1년 반 동안 해온 것들에 대해 자기들이 옳았다고 주장하면서 아량을 베푼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주변에서는 ‘억울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시야를 좀더 넓혀보라’는 조언이 계속 나온다. 이 전 대표를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위원장은 최근 방송에 출연, 이 전 대표에게 ‘내가 당의 대표까지 했는데 어떻게 나를 이렇게 할 수 있느냐’는 생각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그런 감정들과) 딱 단절을 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내년에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만나 “당신, 내년에 국회 못 들어가면 더는 정치하기 힘들어”라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