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할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게 진짜 안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세상이 어지러운 건 경찰의 방범 활동 때문이 아니다. 강도 때문이다.”(신원식 국방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병무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의 오른쪽은 이 대표의 옆 모습./뉴스1

27일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등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자, 신원식 장관은 우리 군을 ‘경찰’ 북한을 ‘강도’에 빗대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쟁을 하면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기는 건 가장 최악의 순간에 중요하지만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적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신 장관은 “전쟁을 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은, 바로 북한이 전쟁과 도발을 해도 승산이 없음을 보여주는 우리의 강력한 힘에 있다”고 했다. 신 장관은 “경찰의 방범 활동 때문에 세상이 어지러운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북한의 한 해 총생산량이 우리 국방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대한민국 군사력이 세계 6위에 한미 군사 안보 동맹도 있다”며 “매우 압도적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데도 계속 억압 이런 쪽으로 가야 하느냐, 얼마나 더 필요하냐”고 했다. 이 대표는 “(장관이) 군인 출신이어서 그럴 수 있지만 균형 감각을 좀 가지시라. 질문이 아니라 권고”라고도 했다. 신 장관은 “의견을 존중하지만 저와는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병무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신원식 국방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2018년 9·19 군사합의로 남북 군사 충돌이 줄어들었고 효력을 정지하면 충돌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장관은 “직접 충돌은 다소 감소했지만 그동안 북한이 핵 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고도화했기 때문에 사실상 더 위험해졌다”며 “모든 충돌은 북한의 계획적 도발이었고, 북이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 정찰 감시 재개 등 9·19 합의의 효력 정지”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서도 “장관이 이념 전쟁의 핵심 선두에 서 있다”고 비판했다. 신 장관은 “이념 전쟁이 아니라 장병들 대적관 측면에서 접근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가 “홍범도가 적이군요”라고 하자, 신 장관은 “적이 아니라, 북한 공산 집단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서는 게 육사이기 때문에 홍 장군이 볼셰비키로서의 사상을 가진 것은 육사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