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31일 자신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시정연설 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기에 이렇게 화답했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만두길 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민(왼쪽) 민주당 의원이 마스크를 쓴 채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김 의원은 이날 시정연설이 끝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 윤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받았는데,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악수한 뒤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김 의원에게 목례했다. 이때 김 의원이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김 의원의 글에 “최고 권력자 앞에서 기개를 보여주셨다” “탄핵이 답이다” 등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김 의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김 의원이 그런 말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옆에 있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웃는 표정으로 악수하는 건 봤는데 주위가 소란스러워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안 들렸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김 의원 말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악수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의원이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입 모양으로도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검사범죄대응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그는 지난 8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를 반대하지 않는다’를 이유로 들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발의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안동완 검사 탄핵 소추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 본청 정문으로 입장할 때 그 앞 계단에서 ‘국민을 두려워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다른 의원들과 함께 시위했다. 그는 또 아침에는 페이스북에 “시정연설도 교회 가서 하지 뭐 하러 국회에 오나요”라고 썼다. 윤 대통령이 핼러윈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를 찾아 추도 예배에 참석하고,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민 추모 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을 비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