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시한 ‘메가 서울’ 구상에 대해 뚜렷한 찬성·반대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일 ‘메가 서울’은 역술인 천공이 주장한 내용과 유사하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며 “천공이 지난 8월 22일 강의에서 경기도 서울 통폐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설마했는데 또 천공입니까”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천공이 “경기도는 수도 서울로 통폐합해야 돼”라고 말하는 유튜브 강연 영상을 틀었다. 박 최고위원은 “김기현 대표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서울 경기도 통폐합 주장이 참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습니까”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다. 모두 우연이고 그저 사실이 아닌 오해이기를 바란다.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무속인을 철석같이 믿고 무속인 말에 따라 나라 정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라고 했다. 민주당 신영대 의원도 페이스북에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 한다”고 했다.
‘메가 서울’ 구상을 천공의 발언과 연관시킨 것은 민주당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또 당신인가”라는 제목으로 천공 강연 내용이 공유됐다. 천공은 지난해 1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11944강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홍익인간 인성교육][동안거5차]’ 영상에서 “행정도시를 옮길 게 아니고 서울시를 다시 판을 짜야 된다”며 “모든 경기도를 통합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로 만들어야 한다. ‘대광역시대’ 앞으로 ‘대광역시정’을 해야한다는 말이죠”라고 주장했다. 이어 천공은 “경기도를 수도권이라고 하지 말고 ‘수도 서울’로 바꿔 설계해야 한다”며 “경기도를 다 합하고, 서울시 자체는 행정시로 바뀌어야 한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곳이 생활권 주거지로 바뀌면 수도권의 집값 문제 다 해결되고 행정 문제, 교육 문제 다 해결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과거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 것을 두고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개입’ 주장을 해왔다. 경찰은 지난 4월 이 주장이 허위라고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또 ‘천공’을 거론하며 ‘메가 서울’ 구상에 관한 음모론부터 제기하고 나선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메가 서울’ 구상을 발표한 이후로 뚜렷한 찬반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절차적 문제’ ‘정략적’ ‘지역이기주의’라고 비판하면서도 서울·수도권 표심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일 오전 라디오에서 “정략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적으로 (메가 서울)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의견 수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거고요. 그냥 일단 던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당은 전부터 부울경 지역 또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서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