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을 향해 “개인 자격으로 아무리 그렇게 열심히 하셔 봐야 아무도 신경 안 쓴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연일 “대화하자” “마음을 풀어드리겠다”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더 강한 톤으로 혁신위를 비판하며 멀어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혁신위의 의제가 불만족스럽다고 해도 대화조차 거부하는 건 혁신 실패를 바라며 본인이 탈당한 명분을 쌓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인요한 혁신안을 비판 했다. 혁신위가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제안한 데 대해 이 전 대표는 “저는 지금 다리가 부러져서 영구 후유증 남은 이런 상황에서 ‘너 100만원 안 받으면 너 속 좁은 XX야’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혁신위가 첫 회의를 열고 징계 취소 건의를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수분 만에 자기 페이스북에 반대 입장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의 면담 요청을 두고도 “유승민, 이준석 만나봐야 된다. 숙제해야지 오늘까지. 이런 것”이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전날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 마음이 열릴 때까지 만남을 추진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아닌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향신문에 “윤 대통령은 이준석, 유승민과 싸우지 말고 시대적 과제와 싸우라”는 취지의 글을 기고했다.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가 망해야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더 넓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당의 전통적 지지층은 그럴수록 이 전 대표에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이 전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은 제가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 자문하고 상의하는 분”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쯤은 결심해야 할 단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