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왼쪽) 민주당 의원이 마스크를 쓴 채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윤 대통령이 그만두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제가 ‘그만두셔야지요’라고 하니까 윤 대통령이 그 얘기를 듣고 다시 뒤돌아보면서 약간 못마땅한 웃음 같은 표정을 지었다”며 “들었으니까 그런 표정을 굳이 뒤돌아서 지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시정연설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받았는데,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악수한 뒤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김 의원에게 목례했다. 이때 김 의원이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만두셔야지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김 의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김 의원이 그런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악수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의원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입 모양도 확인할 수 없었다.

김 의원은 주변 의원들이 듣지 못했다고 한 것에 대해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서 좀 시끌시끌하긴 했다”며 “제가 막 소리 지르듯 얘기한 게 아니라 그냥 인사한 거라서 주변 의원들이 못 들었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못 들었으면 한 번 더 말씀드리겠다. 두 번, 세 번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매우 저열하고 안 좋은 모습”이라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는데, 누가 들어서 전달을 했다거나 이러면 몰라도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는데 본인이 그걸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고급진 정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최 전 의원은 “왜 그랬나 모르겠다”라며 “이재명 대표도 윤 대통령과 인사하고, 일어서서 악수하고 그러지 않았느냐. 그런데 대통령을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를 하고, 자기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것은 매우 저열한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은 환호할지 몰라도 어차피 총선은 중도 게임 아니냐. 굳이 중도 확장 이런 거 얘기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보는 정치에 대한 시선이 있다”며 “김용민 의원 같은 분은 민주당의 구성원으로 정말로 플러스가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 제가 보기에는 계속 마이너스 되는 짓만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