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오로지 건전 재정에만 매달린다”며 “정부가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고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래 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건전 재정 기조를 강조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면 3% 성장률 회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한 축은 신성장 동력 발굴이며 다른 한 축은 소비 진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구·개발(R&D)은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방안”이라며 “각종 연구의 매몰 비용을 생각하면 정부의 이번 R&D 예산 삭감은 절약이 아니라 낭비”라고 했다. 그는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모태펀드 예산을 2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도 최소 2022년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수 회복과 관련해선 “소득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는 지역화폐 예산을 증액하겠다”며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1년 한시로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 “최근 민간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고, 대출의 73%가 만기 1년 이내”라며 “민관이 협력해 3조원가량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정부·여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청년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청년 3만원 패스’를 제안한다”며 “자가용 이용이 줄어 차량 정체나 교통 간접 비용 부담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성장률 3% 달성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은 총선을 앞두고 민생 정당 이미지를 부각하고,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중대한 국가 과제를 갖고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졌다가 슬그머니 보류하는 방식의 국정 운영은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