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7일 비명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협박성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부적절한 플래카드 게첩은 매우 잘못된 일이며 반복되면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정을 강행한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 10여명은 이날 오후 충남 논산에 있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앞에서 ‘응징 시위’에 나섰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울에서 논산으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종민 수박깨기 집회’라며 서울에서 함께 차량으로 이동할 참석자를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개딸들은 주로 수도권 의원들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는데, 이번에는 ‘지방 원정’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김종민, 넌 역적이다’ ‘민주당에서 꺼져라’ ‘민주당의 배신자들 당원들이 심판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앰프로 노래를 튼 채 피켓을 흔들고, 마이크를 들고 김 의원과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비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또 길가에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김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 9명의 얼굴에 깨진 수박을 합성한 사진도 담겼다. 이 현수막은 앞서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 시내에 먼저 걸려 살해 위협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비명계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일부 당원들께서 당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 게첩을 통해서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불거진 현수막 논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에 이러한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면 당의 관련 기구를 통해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 당원일 경우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 도중 김 의원 지역구 사무실 난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 지역 보좌진들은 외부 일정 등으로 모두 사무실을 비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충남 논산·계룡·금산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잠긴 문 앞에서 “김종민은 민주당에서 꺼져라” “김종민은 민주당에서 탈당하라” “민주당을 떠나라” “우리 이재명 대표에게 석고대죄하라” 등 구호를 외친 뒤 물러났다. 이들은 “문을 안 열어준다” “논산까지 내려왔는데 너무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