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선 200석’ 등 당 일각에서 나오는 낙관론 발언에 대한 제지에 나섰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벌써부터 이긴다는 식의 태도가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우리 당 입장에선 매우 어려운 시기다. 훨씬 더 절실하고 간절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며 “간혹 우리 스스로가 이러한 것을 망각하고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지거나, 다가오는 총선의 승리에 대해서 마치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당내 일각에서 나온 ‘총선 200석’ 등의 발언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수도권 석권 시 200석 못 하란 법도 없다”(정동영), “우리 당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내리는 것”(이탄희) 등의 발언이 나왔다. 이 의원과 조국 전 장관은 범야권이 연합하면 200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런 수치(200석)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강력 경고한다”며 “총선이 살얼음판인데 이거는 얼음을 깨는 듯한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고개 쳐들고 오만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주재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현재로선 지지율이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을 웃돌지만,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따라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게 현 정부 실정 부각시키는 것과 내부 혁신하는 것 외엔 별다른 게 없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메가 서울’ ‘공매도 금지’ 같은 대형 이슈를 터트리지만, 민주당은 수도권과 청년 표심 때문에 명확한 입장을 못 내며 끌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내세웠다가 정권을 5년 만에 내준 현실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오는 12월 본회의 처리가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총선 기간이 되니까 좋다. 민주당이 딱 그 걸(시기)를 맞춘 것 아니냐”고 했다. 친명 중진 의원은 “어차피 총선은 윤석열 정부 중간 심판 성격으로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공매도 금지도 나온 지 하루 만에 약발 떨어져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지 않았느냐”고 했다.